AI 건축설계 자동화, 주소 한 줄에서 PDF까지 무엇이 자동으로 처리되나
AI 건축설계 자동화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두 장면을 떠올리십니다. 버튼 하나에 멋진 건물 이미지가 나오는 장면, 혹은 AI가 도면을 다 그려서 허가까지 받아 주는 장면입니다. 땅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실제로 쓸모 있는 자동화는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닙니다. 주소 한 줄을 넣은 뒤 PDF가 나오기까지 무엇이 자동으로 처리되는지 순서대로 따라가 보고, 그 흐름이 어디서 멈추는지를 법 조항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AI 건축설계 자동화의 흐름: 조회, 계산, 도면, 문서
Jitda는 웹에서 주소를 입력하는 방식이라 설치할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입력이 끝나면 아래 순서가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이어집니다.
| 순서 | 하는 일 | 근거 |
|---|---|---|
| 조회 | 지적 경계·용도지역·토지이용계획·접면 도로를 불러옴 | V월드 공공데이터 |
| 계산 | 건폐율·용적률 한도, 정북일조 사선, 부설주차 대수 적용 | 건축법 §55·§56, 건축법 시행령 §86①,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27①, 주차장법 시행령 §6① [별표 1] |
| 산정 | 층수·연면적·주차 대수 확정(주택이면 세대수 포함) | 앞 단계의 계산 결과 |
| 도면 | 배치계획·평면·단면·3D 조감도 생성 | 산정된 규모와 1층 풋프린트 |
| 문서 | A3 PDF로 묶음 | 주요 값에 출처 표시 |
조회와 계산에서 일어나는 일
조회 단계에서 가져온 값에는 전부 출처가 붙습니다. V월드에서 방금 받은 값인지, 캐시해 둔 응답인지, 도로명 같은 다른 정보로 추정한 값인지, 사용자가 직접 넣은 값인지, 아예 정보가 없는지가 화면과 PDF에 함께 찍힙니다.
계산 단계는 법령 문장을 숫자로 옮기는 일입니다. 건축법 시행령 §86①은 주거지역에서 건물 각 부분을 정북 방향 인접 대지경계선으로부터 띄우도록 정하는데, 높이 10m 이하 부분은 1.5m 이상, 10m를 넘는 부분은 그 높이의 1/2 이상입니다. 이 사선이 위층을 얼마나 깎느냐가 층수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적률 한도는 지자체 조례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경기 31개 시·군과 인천은 조례 값을 수집해 적용하고, 조례 값을 확보하지 못한 지역은 서울 수치로 메우지 않고 "확인 필요"로 남깁니다.
산정에서 일어나는 일
계산된 한도들은 서로 부딪힙니다. 용적률로는 한 층을 더 올릴 수 있어도 일조 사선 때문에 그 층의 바닥이 거의 남지 않을 수 있고, 면적은 충분한데 주차 대수를 맞추느라 1층 일부를 내줘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규모는 이 한도들 가운데 먼저 닿는 쪽에서 멈춥니다. 손으로 하면 한도 하나를 바꿀 때마다 나머지를 다시 맞춰야 하는 이 되풀이 계산이, AI 설계 자동화가 제 몫을 하는 곳입니다.
도면과 문서에서 일어나는 일
산정된 규모는 배치계획·평면·단면·3D 조감도로 그려집니다. 3D 조감도는 배치도와 같은 1층 풋프린트에서 만든 등각 매스라서, 두 도면의 덩치가 서로 어긋나지 않습니다. 평면에는 거실이나 침실 같은 실 이름을 쓰지 않고 세대·코어·공용 구역만 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표지·법규검토·설계개요·배치계획·평면·단면·3D 조감도 시트를 A3 PDF 하나로 묶습니다.
자동화가 멈추는 지점은 건축법 §23이 정합니다
AI 건축설계 자동화의 경계는 기술보다 법에서 먼저 그어집니다. 건축법 §23①은 건축허가나 신고 대상 건축물의 설계를 원칙적으로 건축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③항은 설계자가 설계도서에 서명날인하도록 합니다. 서명날인할 주체가 없는 프로그램 출력물은 인허가에 내는 설계도서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조항을 기준으로 보면 세 단계의 경계가 분명해집니다. 법규를 숫자로 계산하는 규모검토는 자동화의 중심에 있습니다. 계산된 규모를 법이 허용하는 형태 안에 앉혀 보는 가설계는 그리는 작업까지 자동화할 수 있지만, 여러 안 가운데 무엇이 좋은지 고르는 일은 사람에게 남습니다. 인허가 도서를 만드는 본설계는 §23①에 따라 건축사의 몫입니다.
자동화하지 않는 항목을 구체적으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 디자인 판단 — 입면, 재료, 공간의 짜임은 설계자의 선택입니다.
- 실 분할 — 방을 어떻게 나눌지는 본설계에서 정합니다. 평면이 추상 구역으로 표시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구조와 설비 — 기둥 간격이나 설비 경로는 규모검토 단계의 입력만으로 정할 수 없습니다.
- 인허가 도서와 서명날인 — §23③에 따라 설계자가 책임지는 영역입니다.
AI 설계 프로그램이 낸 숫자를 읽는 순서
결과를 받으면 층수부터 보시는 분이 많은데, 법규검토 시트를 먼저 여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시트는 실제로 값을 비교해 판정한 규칙을 PASS 또는 FAIL로, 도면에 표기만 했거나 가정을 적어 둔 항목을 NOTE로 나눠 보여 줍니다. NOTE는 검증 건수에 넣지 않습니다.
그다음은 핵심 숫자 옆의 출처 라벨입니다. 접면 도로 폭이 "추정"으로 표시돼 있다면, 그 폭을 전제로 한 다른 계산도 같은 무게로 읽어야 합니다. "정보 없음"이나 "확인 필요"로 남은 항목은 건축사 상담 때 가져갈 질문 목록이 됩니다.
도면은 계산 결과를 그린 것이라 계산의 전제가 흔들리면 도면도 함께 흔들립니다. 배치도나 3D 조감도가 그럴듯해 보여도, 그 근거가 된 값의 라벨이 "캐시"라면 최근에 바뀐 도시계획이 반영됐는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후보지가 여러 곳이라면 같은 기준으로 먼저 돌려서 비교해 두고, 각 필지에 남은 NOTE와 확인 필요 항목을 정리해 상담 자리에 가져가 보세요. 이미 계산된 부분을 다시 설명하는 대신 판단이 필요한 부분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